“영화 <왕과 사는 남자> 600만 돌파… 저는 이 영화를
보고 우리 가문의 뼈아픈 역사를 다시 마주하게
됐습니다.
#사진 1. 2026.1.27. 화. 망원동 철거 감리 현장 인근
‘무해안 한의원‘ 1층 외벽에 붙여 있었던 포스터

지난 설전날(2026.2.16), 친정집에 모인 가족들과
둘러앉아 이런저런 이야기를 나누고 있었습니다.
화기애애했던 분위기 속에서 영화 이야기를 하다
오빠들이 ’왕과 사는 남자’ 배경에 우리 가문인
‘순흥 안씨‘에 내려오는 오래된 역사 이야기를 꺼내게
되었습니다. 단순히 교과서 속에서 스쳐 지나갔던
‘단종 복위 운동‘이 사실은 우리 조상들이 직접
몸으로 겪어내고 또 감당해야 했던 처절한 기록이었다는
사실을 접하게 된 것은 제게 큰 충격이었습니다.
그날 대화를 마친 후, 약속이라도 한 듯 우리는 설날 낮에
영화를 보러 갔습니다. 스크린 속 어린 단종과 그를 지키려
했던 사람들의 비극을 마주하며 수백 년 전 순흥 들판에서
그들이 느꼈을 공포와 결연함을 상상하니, 영화는 평범한
사극을 넘어 ’우리 가문의 이야기‘로 다가왔습니다.
[금성대군과 순흥, 역사의 소용돌이]
세조 3년(1457년), 단종의 숙부 금성대군이 ‘순흥‘으로
유배를 옵니다. 조카 단종이 폐위되자 이를 바로잡어야
한다는 신념으로 끝까지 저항했던 인물입니다.
당시 순흥은 순흥 안씨가 세거 하던 대표적인 관향이자
영남 북부 유학의 중심지였습니다. 순흥 안씨는 학문과
충의로 유명한 명문가로, 세조 2~3년경 금성대군은
이곳 유배지에서 순흥부사 이보흠 등 지역 유림들과 함께
단종 복위 거사를 비밀리에 준비했습니다.
#사진 2. 단종에 대해 유튜브에서 정리해 둔 게 있어
올려봅니다.

왕실 권력 다툼을 넘어, “올바름을 지키는 것이 사람의
도리”라는 공동의 윤리가 그들을 움직였습니다.
우리 조상들을 비롯한 순흥 지역민들이 목숨을 걸었던
이유도 바로 여기에 있습니다.
[멸문지화와 피끝마을의 전설]
그러나 안동 관노 이동의 고변으로 거사는 발각되었고,
이는 ‘정축지변’ 또는 ‘금성대군 사건‘으로 불리는 비극이
되었습니다. 세조 정권은 대대적인 숙청에 나섰고,
순흥 지역은 상상을 초월하는 처벌을 받았습니다.
전승에 따르면 순흥 안씨 가문을 중심으로 수백에서
700명에 달하는 인물이 학살당하거나 연좌되어
멸문지화를 겪었다고 합니다.
#사진 3. 단종 복위 운동의 역사를 간직한 영주 금성대군
신단의 모습



그날, 순흥의 비극은 절정에 달했습니다. 처형당한 이들의
피가 순흥 고을 앞을 흐르는 죽계천을 타고 흘러내렸는데,
그 물줄기가 붉은 핏빛으로 가득 찼다고 합니다. 그 피가
멈춘 곳이라 하여 지금까지도 그 마을을 “피끝마을”이라
부릅니다. 이 사건으로 순흥도호부 자체가 폐부 되어
220년 넘게 ‘역적 마을’ 취급을 받아야 했습니다.
이는 당시의 학살이 얼마나 잔혹했는지를 보여주는 뼈아픈 역사의 현장입니다.
* 피끝마을(피가 죽계천 따라 4km 흘러 멈춘 곳)
#사진 4-1. 순흥 학살… 피가 멈춘 마을. 영주 ‘피끝‘

#사진 4-2. 1457년 학살의 현장. 죽계천을 따라 당시의
비극이 느껴집니다.

[역사의 흔적을 기억하는 법]
영화를 보고 나니, 당시의 상황이 스쳐 지나가며 그 실제
현장에 꼭 한번 가보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영주에 위치한 금성대군 신단이나 소수 서원 주변을
거닐며, 수백 년 전 그들이 나누었을 고뇌와 결연함을
직접 마주해보고 싶어 지더군요.
#사진 5. 순흥의 선비 정신이 깃든 소수서원, 역사의
고요함을 느끼기에 좋은 곳입니다.

*** 영주 순흥 역사 탐방 추천 코스 ***
직접 가보고 싶어 정리해 본 영주 순흥의 역사적
장소들입니다. 영화의 여운을 되새기며 꼭 한번 들러보세요.
• 금성대군 신단
: 단종 복위 운동의 주역 금성대군을 기리는 곳
: 무료 주차 가능
: 봄, 가을 제향이 열리는 날 방문하면 더 의미 있습니다.
• 소수서원
: 한국 최초의 사액서원, 순흥의 선비 정신과 깊은
역사를 엿볼 수 있는 곳입니다.
: 성인 3,000원/ 청소년, 군인 2,000원/ 어린이 1,000원
: 무료 주차 가능
• 피끝마을( 안정면 동촌리 )
: 영화 속 비극의 실제 현장
: 죽계천을 따라 걸으며 조용히 생각에 잠기기 좋습니다.
• 위치 : 경상북도 영주시 순흥면•안정면 일대
[글을 마치며 : 우리가 기억해야 할 가치]
영화를 보고 난 뒤 느껴지는 먹먹함은 아마도 시대를
불문하고 ‘옳은 일을 하려 했던 이들의 진심‘이 우리
마음속에 남아있기 때문일 것입니다. 순흥이라는 작은
고을이 한국 역사에서 중요한 의미를 갖는 이유는,
그곳에 살던 사람들이 권력의 편이 아닌, 사람이 지켜야
할 마땅한 도리의 편에 섰기 때문입니다.
오늘 제가 들려드린 우리 가문의 이야기는 단순히 과거에
머무는 것이 아니라, 오늘날 살아가는 우리에게도 ’어떤
가치를 지키며 살 것인가’에 대한 질문을 던져줍니다.
비록 실록에는 대량 학살에 대한 명확한 기록이 부족해
논란이 있지만, 순흥 안씨 종중과 지역 전승에서는 이를
가문 최대의 수난으로 기억하고 있습니다. 비록 가문은
뿔뿔이 흩어졌으나, 일부 후손들이 살아남아 오늘날까지
본관을 이어가고 있는 것처럼, 그들의 충의 정신 또한
우리 마음에 흐르고 있을 것입니다. 여러분도 영화를
보며 가장 마음이 쓰였던 인물이나, 혹시 여러분의
가문에도 대대로 내려오는 특별한 이야기가 있으신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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