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입부] 집짓기, 설비보다 ‘기본‘이 먼저입니다
안녕하세요. 건축사의 시선으로 실무 기록을 남기는
aeh-note입니다.
최근 불법건축물 양성화 특별법 1•2, 다락 규정 개정,
해체감리 등 소식을 전해드리면서 많은 분이 '내 집'을
똑똑하고 경제적으로 관리하는 법에 관심이 많다는 것을
느꼈습니다. 오늘은 조금 개인적이면서도 아주 실용적인
이야기를 해보려 합니다. 바로 ‘친환경 패시브 주택’
이야기입니다.
"친환경 주택, 그거 너무 비싸지 않나요?
꼭 거창하게 지어야 하나요?"
결론부터 말씀드리면, 아닙니다. 많은 비용의 설비를
들이지 않아도 설계 단계에서 다음 4가지만 제대로
반영하면 냉난방비를 획기적으로 줄이는 고성능 주택을
만들 수 있습니다.
사실 저도 이론만으로 알고 있던 것들을 직접 제가
겪어본 적이 있었습니다. 2018년 6월부터 2019년
4월까지, 정들었던 아파트를 팔고 작은 땅을 사서
직접 다가구 주택을 지어 올렸던 시기였죠.
당시 제 야심 찬 계획은 패시브 건축을 기본으로 하고,
액티브 시스템까지 모두 적용하는 것이었습니다.
하지만 현실은 녹록지 않았습니다. 공사비 부족이라는
벽에 부딪혔거든요. 결국 고민 끝에 ‘패시브 건축‘의
본질에만 집중해 시공을 마쳤습니다.
그렇게 지은 집에서 지금까지 살며 느낀 점은 명확합니다.
비싼 설비 없어도 기본만 잘 지키면 충분히 따뜻하고
시원하다는 것입니다.
오늘은 건축사이기 이전에, 직접 집을 짓고 살고 있는
거주자로서 제가 경험한 진짜 가성비 패시브 4요소를
소개해 드립니다.
[본문: 돈 안 드는 에너지 재테크, 패시브 4요소]
1. 설계비는 공짜, 에너지는 평생 무료: '남향(向) 배치'
가장 가성비 좋은 친환경 기술은 '배치'입니다.
땅의 모양이 조금 아쉽더라도 거실, 주요 실들 창을
남쪽으로 내는 것이 최우선입니다. 요즘 서양에서도
우리나라처럼 남향을 선호하는 사례가 많아지고
있다고 합니다.
• 이유: 겨울철 깊숙이 들어오는 햇살은 그 자체로
거대한 천연 난방기입니다.
• 실무 팁: 설계 단계에서 향만 잘 잡아도 냉난방비의
20%를 아끼고 시작합니다.
대지 분석 단계에서 건축사가 가장 공을 들이는
부분 중 하나죠
#사진1. “건축 설계의 기본, 에너지를 담는 그릇은 바로 ‘향‘
(Orientation)에서 시작됩니다.”
(남향 배치 사례 - 지상1층 평면도)

”위 평면도를 보시면 왼쪽 상단의 방위 표시(N)를
기준으로 거실과 주요 실들이 남쪽 테라스를 향해
배치된 것을 볼 수 있습니다. 이렇게 설계 단계에서
향만 잘 잡아도 겨울철 태양열을 공짜로 얻는
’패시브‘의 첫 단추를 끼우는 셈입니다.
2. 집에도 두툼한 패딩이 필요합니다: '단열재 190mm이상'
단열은 법적 기준만 겨우 맞추는 것이 아니라, 조금 더
과하게 투자했을 때 확실한 보답을 해줍니다.
• 기준: 중부지방 기준을 상회하는 190mm(19cm)
이상의 고성능 단열재 사용을 권장합니다.
• 이유: 나중에 살면서 집을 뜯고 단열을 보강하는 비용은
처음 시공비의 몇 배가 듭니다. 한 번 지을 때
제대로 된 '옷'을 입혀주세요.
• 건축물을 지을 때 반드시 준수해야하는
‘건축물의 에너지절약설계기준’은 냉난방 에너지
효율을 높이기 위해 부위별 단열재의 최소 두께를
법으로 정하고 있습니다.(아래 표 참조)
< 건축물의 에너지절약설계기준 > : 단열재의 두께
1) 중부1지역
{강원도,경기북부,충청북도(제천),경상북도(봉화,청송)}

2) 중부2지역(서울,인천,경기남부등)

3) 단열재 등급 확인
• 가 등급 단열재: 압출법 보온판(아이소핑크 등),
고성능 우레탄폼, PF보드 등
• 나 등급 단열재: 비드법 2종(스치로폼), 그라스울
• 열관류율 준수: 두께 기준을 맞추는 것도 중요하지만,
실제 설계 시에는 지역별 열관류율 기준을 만족하는 것이
최종 목표입니다.
#사진2. 외단열 시공 작업 사례 사진

단열재 등급(가~라 등급)을 확인하고, 지역별 열관류율
기준을 만족하는지 꼭 체크해야 합니다.
3. 열 도둑을 잡는 '3중 유리'와 '창 면적 최소화'
창문은 벽체보다 열 손실이 약 7배 이상 많습니다.
멋을 위해 낸 큰 창이 겨울엔 '열 도둑'이 될 수 있습니다.
• 전략: 북측 창은 과감히 줄이고, 남측 창은
3중 유리(Low-E)를 선택하세요.
• 효과: 2중창과 3중 유리의 단가 차이는 생각보다 크지
않지만, 이를 통해 절감되는 에너지 비용은 훨씬
빠르게 회수됩니다. 아르곤 가스와 로이코팅이
포함된 고성능 창호는 필수입니다.
#사진3. 창호 종류 사례

#사진4. 3중 유리 창호 구성

#사진5. 로이 코팅 유리의 작동 원리

4. 패딩 지퍼를 끝까지 올리는 '기밀시공' (핵심 디테일)
아무리 두꺼운 단열재와 비싼 창호를 써도 틈새바람(외풍)이 들어오면 꽝입니다.
• 디테일: 창틀과 벽체 사이의 미세한 틈을 기밀 테이프나
전용 폼으로 꼼꼼히 막아야 합니다.
• 비유: "기밀시공은 패딩의 지퍼를 끝까지 올리는 작업"
입니다. 이 작은 디테일 차이가 집 안에서의
쾌적함을 결정합니다.
#사진6. 창호 주위 우레탄 폼 사춤 작업 현장
골조와 창호 프레임 사이의 미세한 틈새는
열교 현상과 결로의 주범이 되기 때문에,
전용 폼건을 사용해 빈틈없이 밀도 있게
채워주는 것이 핵심입니다.

창호 프레임 오염 방지를 위해 마스킹 테이프로 꼼꼼히
보양한 뒤 시공 중인 모습입니다. 폼이 완전히 경화된 후
면을 정리하고, 이어서 기밀 테이프 공정까지 마무리되어야
완벽한 창호 단열 라인이 형성됩니다.
#사진7. 우레탄 폼 사춤 이후 진행된 ‘기밀테이프 시공’ 모습
폼으로 단열을 잡았다면, 기밀테이프는 건축물의
기밀 성능을 완성하는 핵심 공정입니다.
프레임과 골조 사이를 빈틈없이 밀봉해 외부 기류
유입을 원천 차단합니다.

사진에 사용된 제품은 외부 전용 기밀테이프로, 방수 기능은
물론 내부의 습기를 밖으로 배출하는 투습 성능을 갖추고
있습니다. 이처럼 [단열-기밀-방수]가 삼박자를 이뤄야
비로소 하자 없는 고성능 창호 시공이라 할 수 있습니다.
[특별 섹션: 리모델링(대수선)에도 똑같이 적용됩니다]
이 원리는 신축뿐만 아니라 구옥 리모델링에서도 똑같이
적용됩니다. 요즘 노후 주택을 리모델링해서 카페를
만들거나 실거주하려는 분들이 많으시죠?
겉모습만 바꾸는 게 리모델링이 아닙니다.
뼈대만 남긴 채 외단열을 보강하고, 창호를 3중 유리로
교체하는 것만으로도 신축 못지않은 성능의 집으로
재탄생할 수 있습니다.
특히 대수선 공사를 할 때 강화된 단열 법규를 준수하는
것은 기본, 삶의 질을 위해 패시브 요소를 꼭 넣으시길
권합니다.
[맺음말 & 2부 예고]
거창한 시스템보다 중요한 건 건물의 기본 성능을 높이는
이 4가지 약속입니다. 이것만 지켜도 '여름엔 시원하고
겨울엔 따뜻한' 가성비 주택의 80%는 완성된 셈입니다.
하지만 여기서 끝이 아닙니다. 이렇게 잘 만든 집에는
국가가 주는 실질적인 혜택이 기다리고 있습니다.
• 그린리모델링 이자지원사업: 최대 5.5% 이자 지원
(에너지 성능 개선 30% 이상 또는 취약 계층 등
추가 1%p)
• 제로에너지건축물(ZEB) 인증: 용적률 최대 15% 완화,
취득세•재산세 최대 15% 감면 등(지자체 조례에 따라
다를 수 있으니 반드시 확인하세요)
이어지는 2부에서는 전기료를 0원에 가깝게 만드는
액티브(Active) 시스템과 건축주라면 반드시 챙겨야
할 용적률 완화•세제 혜택•인증 총정리 대해 정리해
보겠습니다.
👉🏾 [2부 글] 보기
“전기료 0원 집 짓는 법“: 액티브 시스템+ZEB•그린리모델링 혜택 총정리
'친환경 건축' 카테고리의 다른 글
| “전기료 0원 집 짓는 법: 액티브 시스템 + ZEB•그린리모델링 혜택 총정리 (2) | 2026.04.19 |
|---|---|
| 서울 한복판에 나무 아파트가? 국내 첫 목조 브랜드 ‘커먼즈‘의 혁신과 경제성 분석 (0) | 2026.04.03 |
| 에너지 예산의 구조적 대이동: 그린 리모델링이 주도하는 건설 시장의 미래 (0) | 2026.04.01 |